지난 4월 25일, 마침내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지각 출발이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원점에서 다시 구성하라”는 따위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언뜻 보아 옳은 지적들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높고도 험한데 갑론을박하며 행장꾸리는 데 시간을 허비해서야 쓰겠는가. 모든 이들이 만족하며 시작하는 일 따위는 애초에 없을 지도 모른다.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끝이 창대하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길을 나서는 과감한 관용이 때론 필요하다. 농업・농촌의 구조적 위기, 한 치 앞을 내다보기조차 어려운 깜깜이 현실을 직시하고 담대한 첫 발을 내딛을 때가 아닌가 싶다.
요 몇 년 사이, 우리는 이 지면을 빌어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해 일관된 주장을 해왔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농업・농촌체제, 곧 지속가능농정체제를 향해 지혜를 모아가야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농업발전전략, 농정추진방식, 농업재정시스템 등을 발본적으로 혁신하는 ‘농정 틀의 근본 전환’을 주창해왔다. 새로운 길,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어떻게 열어갈까. 계간 농정연구 69호는 이 질문에 답하고자 기획됐다. <지속가능농정의 기본 틀>을 특집 주제로 삼아 세 편의 글을 실었다. 모두 지난 2월 20일, 농정연구센터의 ‘300회 세미나 기념 특별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수정・보완한 글들이다.
먼저, 이명헌・황수철은 ‘지속가능농정체제 구축의 길‘에서 농정개혁의 기본방향과 핵심전략을 제시한다. 우리 농업・농촌은 인구・기후・경제・기술 측면의 대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지속가능위기・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대명제에 기초해 농정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작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생산주의와 설계주의에 기초한 구조농정체제를 지속가능농정체제로 전환하는 농정대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들에 따르면, 새로운 농업・농촌체제는 정책의 이념, 목표, 대상, 추진방식에서 구조농정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특히, 두 가지 핵심과제에 중점을 두고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하나는, 농촌사회혁신의 촉진이다. 인구감소, 초고령화, 농촌소멸 우려가 현재화하는 시점에서 ‘농업에서 농촌으로‘ 정책 중점이 획기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국가역할의 재정립이다. 국가가 구체적 해법을 내놓고 사회의 자원을 동원해 끌고 가는 낡은 방식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 지방정부, 시민사회단체, 사회적경제조직 등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 미래 국가의 모습이다. 농정개혁은 전략적으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는 바, 필자들은 3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농업재정의 투입 목표와 방식을 쇄신해 유인체계를 바꿔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에 집중된 정책권한을 지역으로 분산해 지역단위의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의 재배분이다. 이른바 ‘중앙설계에서 지역혁신으로‘ 과감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주체의 재설정이다. 농업생산자들이 신민(臣民)의식을 벗고 시민(市民)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이명헌・황수철의 글이 총론이라면, 이어지는 두 글은 각론으로서, 지속가능농정체제의 중핵을 이루는 직접지불제를 다룬다.
이명헌・황수철이 제기한 3대 전략 가운데 첫 번째 전략인 유인체계 재편과 관련해 특히 주목할 것이 직접지불제의 개편이다. 직접지불제란, 정부의 재정으로 농업생산자의 특정한 행동에 대해 직접적인 지불을 행하는 정책수단을 말한다. 그 개편 여하에 따라 농정개혁의 성패가 갈린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명기와 김홍상의 ‘직불 중심 농정의 올바른 이해‘는 직접지불제 개편에 관한 편협한 해석을 경계하고 올바른 관점의 정립을 촉구한다. 직접지불제의 개편은,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농정 비전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국민이 건강한 먹거리‘를 실현하기 위한 전반적 농정개혁의 핵심수단으로 이해돼야지 농업인의 소득보전이라는 제한된 의미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강화, 재정 배분의 효율성 제고, 시장 중심 농산업 혁신, 농가 직접 지원 확대라는 4대 축의 동시 개혁이 이뤄져야 이른바 ‘직불 중심 농정‘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직접지불제 개편은 요 몇 년 새 우리 농정의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착종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사안이다. 특히, 직불제 개편을 통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 강화 문제, 즉 이른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을 둘러싸고는 논의만 무성한 채 이렇다 할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김태연과 배민식은 ‘공익형 직불제의 의의와 과제‘를 통해 이 문제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이들 역시 직불제를 농정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익형 직불제로의 개편으로 우리 농업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하자고 주장한다. 다만, 이들은 그동안의 논의과정에서 공익형 직불제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못했다면서 주요 쟁점들을 다시 점검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개념, 정부의 정책적 개입 필요성, 공익형 직불제에 동반하는 이행의무로서 교차준수 개념과 적용, 직불제 이행체계 및 관련 법령체계 개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핵심과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속가능농정체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 편의 글을 이번 호의 <논단>으로 실었다. 먼저, 정영일의 ‘세계 농업・농정의 동향과 한국 농정의 발전방향‘은 지속가능농정으로의 전환을 세계적 흐름과 관련해 설파한다. 필자에 따르면, 현재의 세계농업시스템은 지속가능성 측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 발전을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광범위하게 진전되고 있다. 농정 영역에서도 패러다임 전환을 지향하면서 다기능주의 농정이념이 확산・정착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위기에 직면해있기는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우리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계속되는 성장우선주의 농정에 매몰돼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지속가능성과 다기능성을 이념으로 하는 농정패러다임의 전환이 우리에게도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필자는 농정의 발전을 위한 3대 과제를 제시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증진, 농촌정책의 재구성, 통합적 먹거리정책의 추진이 그것이다.
강마야는 친환경농업직불제를 중심으로 농정개혁의 문제를 다룬다. 친환경농업직불제는 1999년에 도입됐지만 의도와 달리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보전하고 확대하는 본래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필자는 친환경농업정책의 방향 재설정과 동시에 친환경농업직불제 개편을 추진하자고 주장한다. 통합성, 연계성, 지역성, 주체성, 주민참여를 제도개편의 기본원칙으로 삼고, 기본형과 공익형의 중층구조를 갖는 개편안을 제시한다. 기본형으로서 공익 기능 제고를 위한 친환경농업직불제를 바탕에 두고, 집단・협업 방식을 통한 지역단위 농업환경보전사업을 공익형으로 추가하자는 방안이다. 충청남도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논단의 세 번째는 미래농업의 주체에 관한 글이다. 장민기의 ‘미래농업을 위한 농업법인 제도의 활용 - 한국・일본・프랑스의 비교를 중심으로’가 그것이다. 미래농업을 지탱할 경영체로서 농업법인의 의의와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법인 제도는 1980년대 중반 구조농정의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본격적인 농업경영체로서 위상과 역할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농가의 농업생산・경영을 집적하기보다는 자재공급, 유통・마케팅, 가공 등 농업경영을 보완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 일본 등과는 전혀 다른 전개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농업경영체로서 유의미한 활동을 펼쳐가는 농업법인이 나타나고 새로운 미래농업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농업법인은 가족농 체제를 보완하면서 효과적인 농업자원 활용, 농업경영의 다각화와 외연적 확대, 경영 승계 등에서 유효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농업 주체의 확보라는 엄중한 과제를 고려할 때 농업법인 제도와 그 운영 틀에 관한 좀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제 지속가능농정체제 구축의 길은 새로 출범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라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될 것이다. 헤쳐 나갈 장애물을 넘어서기가 결코 녹녹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관행과 잘못된 신념 체계가 뿌리 깊다고 해서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중지를 모으고 착실히 합의를 이뤄내는 데 진력을 다하면 될 일이다.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데 이번 호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발간일 : 2019년 4월 30일 분량 : 209쪽
[책머리에] 지혜를 모아 합의를 이뤄내자 / 황수철(농정연구센터 소장)
지난 4월 25일, 마침내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지각 출발이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원점에서 다시 구성하라”는 따위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언뜻 보아 옳은 지적들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높고도 험한데 갑론을박하며 행장꾸리는 데 시간을 허비해서야 쓰겠는가. 모든 이들이 만족하며 시작하는 일 따위는 애초에 없을 지도 모른다.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끝이 창대하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길을 나서는 과감한 관용이 때론 필요하다. 농업・농촌의 구조적 위기, 한 치 앞을 내다보기조차 어려운 깜깜이 현실을 직시하고 담대한 첫 발을 내딛을 때가 아닌가 싶다.
요 몇 년 사이, 우리는 이 지면을 빌어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해 일관된 주장을 해왔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농업・농촌체제, 곧 지속가능농정체제를 향해 지혜를 모아가야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농업발전전략, 농정추진방식, 농업재정시스템 등을 발본적으로 혁신하는 ‘농정 틀의 근본 전환’을 주창해왔다. 새로운 길,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어떻게 열어갈까. 계간 농정연구 69호는 이 질문에 답하고자 기획됐다. <지속가능농정의 기본 틀>을 특집 주제로 삼아 세 편의 글을 실었다. 모두 지난 2월 20일, 농정연구센터의 ‘300회 세미나 기념 특별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수정・보완한 글들이다.
먼저, 이명헌・황수철은 ‘지속가능농정체제 구축의 길‘에서 농정개혁의 기본방향과 핵심전략을 제시한다. 우리 농업・농촌은 인구・기후・경제・기술 측면의 대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지속가능위기・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대명제에 기초해 농정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작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생산주의와 설계주의에 기초한 구조농정체제를 지속가능농정체제로 전환하는 농정대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들에 따르면, 새로운 농업・농촌체제는 정책의 이념, 목표, 대상, 추진방식에서 구조농정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특히, 두 가지 핵심과제에 중점을 두고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하나는, 농촌사회혁신의 촉진이다. 인구감소, 초고령화, 농촌소멸 우려가 현재화하는 시점에서 ‘농업에서 농촌으로‘ 정책 중점이 획기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국가역할의 재정립이다. 국가가 구체적 해법을 내놓고 사회의 자원을 동원해 끌고 가는 낡은 방식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 지방정부, 시민사회단체, 사회적경제조직 등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이 미래 국가의 모습이다. 농정개혁은 전략적으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는 바, 필자들은 3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농업재정의 투입 목표와 방식을 쇄신해 유인체계를 바꿔야 한다. 둘째, 중앙정부에 집중된 정책권한을 지역으로 분산해 지역단위의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의 재배분이다. 이른바 ‘중앙설계에서 지역혁신으로‘ 과감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주체의 재설정이다. 농업생산자들이 신민(臣民)의식을 벗고 시민(市民)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이명헌・황수철의 글이 총론이라면, 이어지는 두 글은 각론으로서, 지속가능농정체제의 중핵을 이루는 직접지불제를 다룬다.
이명헌・황수철이 제기한 3대 전략 가운데 첫 번째 전략인 유인체계 재편과 관련해 특히 주목할 것이 직접지불제의 개편이다. 직접지불제란, 정부의 재정으로 농업생산자의 특정한 행동에 대해 직접적인 지불을 행하는 정책수단을 말한다. 그 개편 여하에 따라 농정개혁의 성패가 갈린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명기와 김홍상의 ‘직불 중심 농정의 올바른 이해‘는 직접지불제 개편에 관한 편협한 해석을 경계하고 올바른 관점의 정립을 촉구한다. 직접지불제의 개편은,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농정 비전인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국민이 건강한 먹거리‘를 실현하기 위한 전반적 농정개혁의 핵심수단으로 이해돼야지 농업인의 소득보전이라는 제한된 의미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강화, 재정 배분의 효율성 제고, 시장 중심 농산업 혁신, 농가 직접 지원 확대라는 4대 축의 동시 개혁이 이뤄져야 이른바 ‘직불 중심 농정‘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직접지불제 개편은 요 몇 년 새 우리 농정의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착종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사안이다. 특히, 직불제 개편을 통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 강화 문제, 즉 이른바 ‘공익형 직불제‘ 도입을 둘러싸고는 논의만 무성한 채 이렇다 할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김태연과 배민식은 ‘공익형 직불제의 의의와 과제‘를 통해 이 문제를 깊숙이 들여다본다. 이들 역시 직불제를 농정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익형 직불제로의 개편으로 우리 농업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설정하자고 주장한다. 다만, 이들은 그동안의 논의과정에서 공익형 직불제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못했다면서 주요 쟁점들을 다시 점검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개념, 정부의 정책적 개입 필요성, 공익형 직불제에 동반하는 이행의무로서 교차준수 개념과 적용, 직불제 이행체계 및 관련 법령체계 개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핵심과제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속가능농정체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 편의 글을 이번 호의 <논단>으로 실었다. 먼저, 정영일의 ‘세계 농업・농정의 동향과 한국 농정의 발전방향‘은 지속가능농정으로의 전환을 세계적 흐름과 관련해 설파한다. 필자에 따르면, 현재의 세계농업시스템은 지속가능성 측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 발전을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광범위하게 진전되고 있다. 농정 영역에서도 패러다임 전환을 지향하면서 다기능주의 농정이념이 확산・정착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위기에 직면해있기는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우리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계속되는 성장우선주의 농정에 매몰돼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지속가능성과 다기능성을 이념으로 하는 농정패러다임의 전환이 우리에게도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필자는 농정의 발전을 위한 3대 과제를 제시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증진, 농촌정책의 재구성, 통합적 먹거리정책의 추진이 그것이다.
강마야는 친환경농업직불제를 중심으로 농정개혁의 문제를 다룬다. 친환경농업직불제는 1999년에 도입됐지만 의도와 달리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을 보전하고 확대하는 본래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 필자는 친환경농업정책의 방향 재설정과 동시에 친환경농업직불제 개편을 추진하자고 주장한다. 통합성, 연계성, 지역성, 주체성, 주민참여를 제도개편의 기본원칙으로 삼고, 기본형과 공익형의 중층구조를 갖는 개편안을 제시한다. 기본형으로서 공익 기능 제고를 위한 친환경농업직불제를 바탕에 두고, 집단・협업 방식을 통한 지역단위 농업환경보전사업을 공익형으로 추가하자는 방안이다. 충청남도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편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논단의 세 번째는 미래농업의 주체에 관한 글이다. 장민기의 ‘미래농업을 위한 농업법인 제도의 활용 - 한국・일본・프랑스의 비교를 중심으로’가 그것이다. 미래농업을 지탱할 경영체로서 농업법인의 의의와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법인 제도는 1980년대 중반 구조농정의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본격적인 농업경영체로서 위상과 역할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농가의 농업생산・경영을 집적하기보다는 자재공급, 유통・마케팅, 가공 등 농업경영을 보완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 일본 등과는 전혀 다른 전개과정을 거쳐 온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농업경영체로서 유의미한 활동을 펼쳐가는 농업법인이 나타나고 새로운 미래농업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농업법인은 가족농 체제를 보완하면서 효과적인 농업자원 활용, 농업경영의 다각화와 외연적 확대, 경영 승계 등에서 유효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농업 주체의 확보라는 엄중한 과제를 고려할 때 농업법인 제도와 그 운영 틀에 관한 좀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이제 지속가능농정체제 구축의 길은 새로 출범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라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될 것이다. 헤쳐 나갈 장애물을 넘어서기가 결코 녹녹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관행과 잘못된 신념 체계가 뿌리 깊다고 해서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 중지를 모으고 착실히 합의를 이뤄내는 데 진력을 다하면 될 일이다.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데 이번 호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