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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봄이 왔다. 하지만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간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기후위기 대응이 절박한 현실로 닥쳐왔다. 코로나위기와 기후위기, 양대난제 극복을 놓고 온 세상이 혼란스럽다.
사는 게 힘들어서일까, 2016년 겨울 촛불을 켜고 한 마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기약하던 시민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어렵다. 갈등과 분열의 골이 다시 파이고 있다. 이른바 ‘농정 틀 전환’을 고대하며 마음을 모았던 농업계 사정도 다르지 않다. 어느 사이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등을 돌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반목한다. 소통과 공론의 장은 사라진 지 오래고, 자기주장만 반복해서 외친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진영논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떤 길로 갈 것인지 길을 찾는 과정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면서 이 길이다, 이 길이 아니다, 내 생각이 맞다, 네 생각은 옳지 않다, 다툼만 있다. 그 다툼도 일차원적이다. 타인의 생각을 잘 듣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과정은 일체 생략된 채, 무시하고 적대시할 뿐이다. 숙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모으지 못하니 좋은 성과가 날 리 없고 일이 진척될 리도 없다. 그렇게 감정만 쌓이고 내로남불, 남탓 타령으로 시간만 축낼 뿐이다.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리더십은 작동하지 않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툼의 이유도 분명치 않다. 소문이 소문을 낳고, 가짜뉴스가 판친다. 아무 근거도 없는 중상모략마저 일삼는다. 정말 개탄스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발간일 : 2021년 4월 30일 분량 : 209쪽
[책머리에] 더욱 겸허하게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 황수철(농정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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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봄이 왔다. 하지만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간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기후위기 대응이 절박한 현실로 닥쳐왔다. 코로나위기와 기후위기, 양대난제 극복을 놓고 온 세상이 혼란스럽다.
사는 게 힘들어서일까, 2016년 겨울 촛불을 켜고 한 마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기약하던 시민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보기 어렵다. 갈등과 분열의 골이 다시 파이고 있다. 이른바 ‘농정 틀 전환’을 고대하며 마음을 모았던 농업계 사정도 다르지 않다. 어느 사이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등을 돌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반목한다. 소통과 공론의 장은 사라진 지 오래고, 자기주장만 반복해서 외친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진영논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떤 길로 갈 것인지 길을 찾는 과정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면서 이 길이다, 이 길이 아니다, 내 생각이 맞다, 네 생각은 옳지 않다, 다툼만 있다. 그 다툼도 일차원적이다. 타인의 생각을 잘 듣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과정은 일체 생략된 채, 무시하고 적대시할 뿐이다. 숙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모으지 못하니 좋은 성과가 날 리 없고 일이 진척될 리도 없다. 그렇게 감정만 쌓이고 내로남불, 남탓 타령으로 시간만 축낼 뿐이다.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리더십은 작동하지 않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툼의 이유도 분명치 않다. 소문이 소문을 낳고, 가짜뉴스가 판친다. 아무 근거도 없는 중상모략마저 일삼는다. 정말 개탄스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