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농정연구 제80호는 <농정개혁 의제의 재점검>을 특집주제로 삼고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음 정부의 과제를 조명한다. 대선을 앞두고 농정 대전환의 길을 찾아 농정연구센터에서 기획한 특별좌담과 연속기획집담회를 지면으로 옮겼다.
먼저, <특별좌담>에서는 농업・농촌의 도전과 응전의 현재를 짚고 미래를 전망한다. 황수철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에서는 김홍상, 이명헌, 이일영, 이태호가 농정틀 전환을 향한 현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다음 정부가 수행해야 할 개혁 의제를 폭넓게 논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뒤바뀐 여건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가 무엇인지 직시하고 올바른 대처방안을 깊이 논의한다. 농정틀 전환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는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개혁의 길을 묻고 있다.
<특별좌담>의 총론적 문제제기에 이어 <특집>에서는 다섯 가지 핵심 이슈를 검토한다. 작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된 연속 기획집담회를 거쳐 마련된 글들이다.
이유직의 <전환시대, 농촌정책의 방향과 과제>는 농정틀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려 한 문재인 정부의 시도가 의도대로 진행되지 못했음을 반성하면서, 다음 정부에서 풀어야 할 농촌정책의 과제를 살핀다. ‘정책-계획-사업’의 동기화(synchronization), 추진체계 혁신, 농촌지역개발사업 틀의 전환과 고도화, 사람 중심의 농촌정책 정립이 필자가 제시하는 핵심 의제들이다.
황영모는 문재인 정부 먹거리 정책을 푸드플랜의 측면에서 짚고, 다음 정부에서 한층 강화할 중점 전략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한다. 필자는 먹거리 자급력 향상, 먹거리 기본권 보장, 먹거리 기본법 제정을 다음 정부 먹거리 정책의 3대 목표로 내걸고, 핵심 정책과제 아홉 가지를 제안한다. 밀・콩・옥수수・보리 등 주요 전략작목의 자급률 목표치 상향 설정, 김치・주요채소류・장류의 자급전략 수립, 지역 기반 농식품 가공기반 확대와 GMO 완전표시제 도입, 공공 먹거리 강화, 먹거리 돌봄 체계 마련, 노동자・청년 대상 건강 먹거리 지원, 먹거리기본법 제정, 국가 먹거리종합전략과 지역 푸드플랜의 통합 추진체계 마련, 먹거리 시민 육성이 그것이다.
농지 등 땅 투기의 근절이 커다란 사회 이슈로 부상한 지금, 김수석은 농지의 보전과 관리 제도의 근본적 개편 방향을 짚는다. 농지 보전을 강화하고 농지 전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농지가 「국토계획법」상의 용도지역제 적용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토계획법」과 「농지법」으로 이원화된 지금의 관리체계를 「농지법」에 의한 독자적 관리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독일과 스위스처럼 필지별 농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농업용 건축물 규정을 운용하는 새로운 농지관리체계의 틀을 제공한다.
유찬희는 농가소득 문제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공익직불제, 농민소득, 농민기본소득 등을 둘러싼 논란을 살피고, 현단계에서 선택가능한 최적의 해법이 무엇인지 찾는다. 필자는 사회 기여를 전제조건으로 하면서 이전소득을 늘려 소득문제를 완화하는 선택지를 구상한다. 여러 선택지 가운데 선택직불제와 농민수당을 연계하는 방식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가속화한 디지털 대전환은 농업・농촌의 미래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명기는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농업이 시대적 요구라는 관점에서 지금 우리의 대응 현실을 짚고 향후 과제를 제시한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의 발 빠른 대응에 비해 한참 뒤처진 현실을 반전하기 위해 차기 정부가 수행해야 할 과제를 폭넓게 논한다.
이번 호의 <이슈>에서는 농촌복지 문제를 다룬다. ‘농촌복지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농정연구센터의 제336회 세미나를 지상중계한다. 황수철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조미형이 발제하고 권혁범, 김남훈, 김영란, 김태완, 정민철이 각자의 위치에서 경험하고 학습한 농촌복지의 현실을 꼬집고 대안을 찾는다. 공공의 책임과 역할 강화, 통합과 조정을 통한 새로운 농촌형 모델 정립, 농업과의 협업을 통한 공공성 강화 등 ‘국가가 책임지는 농촌복지’를 지향한 실천전략이 펼쳐진다.
역사는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오늘을 잘 이해하려면 어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논단>에서는 우리 농정의 역사를 되짚고 농정 발전의 현안 과제를 새겨본다. 정영일은 해방 이후 농정의 전개를 경제안정추구기(1945~1960년), 산업화추진기(1961~1976년), 경제구조전환기(1977~1993년), WTO・FTA시대(1994~2021년)로 나눠 살피면서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해본다. 농정사(農政史)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태부족한 현실에서 주목을 요하는 글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식물성 단백질이 식품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와 더불어 ‘콩’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특히 Non-GMO 콩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거세졌다. 국내 콩의 90%를 차지하는 수입산이 대부분 GMO 콩이라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호 <현장>란에서는 Non-GMO 콩에 관련해 두 편의 글을 소개한다. 강승호는 러시아 연해주의 Non-GMO 콩에 주목해 국내에서 부족한 원료 콩의 공급지로서 연해주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본다. 김현동은 연해주의 고려인 농장에서 생산하는 Non-GMO 콩을 압착가공해 만든 콩기름과 저지방 콩단백을 생산・판매・보급하는 데 앞장서 오면서, 연해주 콩을 통해 동북아 지역의 코리안들이 공생 공영하는 호혜의 경제를 꿈꾸고 있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대통령선거가 코앞에 닥쳤다.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약 발표와 현장 행보가 분주하다. 농정 공약도 발표됐다.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약속들이 넘쳐난다. 여야 할 것 없이 농업이 나라의 근본이고 미래의 희망이란다. 농업・농민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예산도 대폭 늘리겠단다. ‘파격’이라 할 만한 예산 증액이 특히 눈에 띈다. 응당 환영할만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스멀스멀 파고드는 공허함을 떨칠 수 없다.
도대체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간다는 걸까. 어떤 농업, 어떤 농촌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걸까. 현 정부 농정의 방향 전환인지, 계승과 심화인지 분명치 않다. 세상의 거대한 변화에 대한 깊은 고민도 잘 읽히지 않는다. 후보들 모두 ‘대전환’을 외치지만 ‘어떻게’ 실천해갈지, 방향과 길은 모호하다. 거대한 전환을 가로막는 경로의존성과 강고한 기득권의 장벽을 무너뜨릴 방책이 뭔지, 도통 알 수 없다.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는 낡은 패러다임, 성장주의라는 어리석음과 광기에서 벗어나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물론 지금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이 모든 변화를 돈으로 다 이룰 수 있다고 본다면 큰 착각이다. 결국 농업・농촌의 미래에 대한 원대한 구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다시 농정개혁의 길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발간일 : 2022년 1월 31일 분량 : 279쪽
[책머리에] 다시 농정개혁을 생각한다 / 황수철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계간 농정연구 제80호는 <농정개혁 의제의 재점검>을 특집주제로 삼고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다음 정부의 과제를 조명한다. 대선을 앞두고 농정 대전환의 길을 찾아 농정연구센터에서 기획한 특별좌담과 연속기획집담회를 지면으로 옮겼다.
먼저, <특별좌담>에서는 농업・농촌의 도전과 응전의 현재를 짚고 미래를 전망한다. 황수철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좌담에서는 김홍상, 이명헌, 이일영, 이태호가 농정틀 전환을 향한 현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다음 정부가 수행해야 할 개혁 의제를 폭넓게 논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뒤바뀐 여건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가 무엇인지 직시하고 올바른 대처방안을 깊이 논의한다. 농정틀 전환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이 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는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개혁의 길을 묻고 있다.
<특별좌담>의 총론적 문제제기에 이어 <특집>에서는 다섯 가지 핵심 이슈를 검토한다. 작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진행된 연속 기획집담회를 거쳐 마련된 글들이다.
이유직의 <전환시대, 농촌정책의 방향과 과제>는 농정틀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려 한 문재인 정부의 시도가 의도대로 진행되지 못했음을 반성하면서, 다음 정부에서 풀어야 할 농촌정책의 과제를 살핀다. ‘정책-계획-사업’의 동기화(synchronization), 추진체계 혁신, 농촌지역개발사업 틀의 전환과 고도화, 사람 중심의 농촌정책 정립이 필자가 제시하는 핵심 의제들이다.
황영모는 문재인 정부 먹거리 정책을 푸드플랜의 측면에서 짚고, 다음 정부에서 한층 강화할 중점 전략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한다. 필자는 먹거리 자급력 향상, 먹거리 기본권 보장, 먹거리 기본법 제정을 다음 정부 먹거리 정책의 3대 목표로 내걸고, 핵심 정책과제 아홉 가지를 제안한다. 밀・콩・옥수수・보리 등 주요 전략작목의 자급률 목표치 상향 설정, 김치・주요채소류・장류의 자급전략 수립, 지역 기반 농식품 가공기반 확대와 GMO 완전표시제 도입, 공공 먹거리 강화, 먹거리 돌봄 체계 마련, 노동자・청년 대상 건강 먹거리 지원, 먹거리기본법 제정, 국가 먹거리종합전략과 지역 푸드플랜의 통합 추진체계 마련, 먹거리 시민 육성이 그것이다.
농지 등 땅 투기의 근절이 커다란 사회 이슈로 부상한 지금, 김수석은 농지의 보전과 관리 제도의 근본적 개편 방향을 짚는다. 농지 보전을 강화하고 농지 전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농지가 「국토계획법」상의 용도지역제 적용대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국토계획법」과 「농지법」으로 이원화된 지금의 관리체계를 「농지법」에 의한 독자적 관리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독일과 스위스처럼 필지별 농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농업용 건축물 규정을 운용하는 새로운 농지관리체계의 틀을 제공한다.
유찬희는 농가소득 문제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공익직불제, 농민소득, 농민기본소득 등을 둘러싼 논란을 살피고, 현단계에서 선택가능한 최적의 해법이 무엇인지 찾는다. 필자는 사회 기여를 전제조건으로 하면서 이전소득을 늘려 소득문제를 완화하는 선택지를 구상한다. 여러 선택지 가운데 선택직불제와 농민수당을 연계하는 방식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가속화한 디지털 대전환은 농업・농촌의 미래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명기는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농업이 시대적 요구라는 관점에서 지금 우리의 대응 현실을 짚고 향후 과제를 제시한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의 발 빠른 대응에 비해 한참 뒤처진 현실을 반전하기 위해 차기 정부가 수행해야 할 과제를 폭넓게 논한다.
이번 호의 <이슈>에서는 농촌복지 문제를 다룬다. ‘농촌복지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농정연구센터의 제336회 세미나를 지상중계한다. 황수철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조미형이 발제하고 권혁범, 김남훈, 김영란, 김태완, 정민철이 각자의 위치에서 경험하고 학습한 농촌복지의 현실을 꼬집고 대안을 찾는다. 공공의 책임과 역할 강화, 통합과 조정을 통한 새로운 농촌형 모델 정립, 농업과의 협업을 통한 공공성 강화 등 ‘국가가 책임지는 농촌복지’를 지향한 실천전략이 펼쳐진다.
역사는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오늘을 잘 이해하려면 어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논단>에서는 우리 농정의 역사를 되짚고 농정 발전의 현안 과제를 새겨본다. 정영일은 해방 이후 농정의 전개를 경제안정추구기(1945~1960년), 산업화추진기(1961~1976년), 경제구조전환기(1977~1993년), WTO・FTA시대(1994~2021년)로 나눠 살피면서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해본다. 농정사(農政史)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태부족한 현실에서 주목을 요하는 글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고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식물성 단백질이 식품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와 더불어 ‘콩’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특히 Non-GMO 콩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거세졌다. 국내 콩의 90%를 차지하는 수입산이 대부분 GMO 콩이라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호 <현장>란에서는 Non-GMO 콩에 관련해 두 편의 글을 소개한다. 강승호는 러시아 연해주의 Non-GMO 콩에 주목해 국내에서 부족한 원료 콩의 공급지로서 연해주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본다. 김현동은 연해주의 고려인 농장에서 생산하는 Non-GMO 콩을 압착가공해 만든 콩기름과 저지방 콩단백을 생산・판매・보급하는 데 앞장서 오면서, 연해주 콩을 통해 동북아 지역의 코리안들이 공생 공영하는 호혜의 경제를 꿈꾸고 있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대통령선거가 코앞에 닥쳤다.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약 발표와 현장 행보가 분주하다. 농정 공약도 발표됐다.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약속들이 넘쳐난다. 여야 할 것 없이 농업이 나라의 근본이고 미래의 희망이란다. 농업・농민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예산도 대폭 늘리겠단다. ‘파격’이라 할 만한 예산 증액이 특히 눈에 띈다. 응당 환영할만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스멀스멀 파고드는 공허함을 떨칠 수 없다.
도대체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간다는 걸까. 어떤 농업, 어떤 농촌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걸까. 현 정부 농정의 방향 전환인지, 계승과 심화인지 분명치 않다. 세상의 거대한 변화에 대한 깊은 고민도 잘 읽히지 않는다. 후보들 모두 ‘대전환’을 외치지만 ‘어떻게’ 실천해갈지, 방향과 길은 모호하다. 거대한 전환을 가로막는 경로의존성과 강고한 기득권의 장벽을 무너뜨릴 방책이 뭔지, 도통 알 수 없다. 여전히 세상을 지배하는 낡은 패러다임, 성장주의라는 어리석음과 광기에서 벗어나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물론 지금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이 모든 변화를 돈으로 다 이룰 수 있다고 본다면 큰 착각이다. 결국 농업・농촌의 미래에 대한 원대한 구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다시 농정개혁의 길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