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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농정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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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새 정부 농정 의제, 무엇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2026-05-24
조회수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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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 : 2025년 10월 31일   분량 : 272쪽

[책머리에] 새 정부 농정, 먼길을 가려면 / 이명헌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계간 농정연구 편집위원장)

원래 인간의 조상들은 한 군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무리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인생을 긴 여정旅程에 견주는 비유에 잘 공감한다. 오늘날 내외적으로 예측할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바뀌는 가운데 어떤 농업을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 하는 질문도 멀고 험한 길을 어떻게 뚫고 갈 것인가 하는 물음과 쉽게 겹쳐진다. 긴 여정을 가려면 짐가방을 잘 싸야 한다. 낡고 무거운 짐, 지금까지 이고 왔지만 더 이상 필요 없고 앞으로 가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들을 내려 놓아야 한다. 반면, 애초에 길 떠난 이유가 되는 것, 길을 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무거워도 단단히 챙겨가야 한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이번 호 특집으로 “새 정부 농정 의제, 무엇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던 농정연구센터 창립 32주년 기념 심포지엄 발표문과 토론문을 실었다. 발표자들은 ‘무엇’으로 기후위기 대처, 지역농업 혁신, 농정 실행을 위한 정책 인프라 재구축, 그리고 지방의 책임농정 강화를 들었다.

조영탁은 우리나라 탄소중립화 정책이 과도한 감축목표, 정부주도 경직적 체제, 왜곡된 가격신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합리적 목표 재설정, 시장개방, 전력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 주장한다. 특히 농업은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3%를 배출하지만, 메탄 배출의 40%를 차지하며, 배출원이자 흡수원이라는 이중적 역할을 하므로, 메탄 감축, 에너지 전환, 탄소흡수 강화, 기후변화 적응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농산어촌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활용한 농업-에너지 융복합 산업 육성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윤석환은 농가 인구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로 가족농 단위 영농이 붕괴되고, 경자유전 원칙 기반 농지제도가 구조 개선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정 지역에 농지이용 특례를 부여하고 조직화·협업을 촉진하는 지역농업혁신지구 도입을 통해서 우리 농업의 돌파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혁신지구 내에서는 임대차를 허용하고, 직불금·양도세 관련 특례를 부여하면서, 지자체·농협 등이 중간지원조직 역할을 수행하는 구도를 말한다. 그는 도별 1~2개 시범지구에서 시작해 이를 확대해 가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명헌은 지금까지 각론적, 실질적實質的정책들이 작동하도록 하는 바탕이 되는 실행적實行的 정책 인프라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고 주장한다. 이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상호관계를 맺는 농업인과 정부가 정책에 대해서 갖는 기본적 인식의 전환, 농업생산을 하는 단위의 적절한 정의와 그 상태에 대한 파악, 정책 집행 디지털화를 위해서 현장으로부터 시작하는 상향식 제도 개선, 그리고 농업인을 포함한 사회 전반이 정책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 채널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힌다.

서세욱은 지방분권을 통해 지방의 책임 농정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그는 지방정부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권화를 위한 포괄보조금 사업이 세입부족으로 인한 만성적인 실집행률 부진과 중앙정부의 과중한 관리, 감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 못함을 지적한다. 그 극복을 위한 교훈을 찾고자 일본의 지방분권의 역사를 검토하고, 그 교훈으로 재정분권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을 재조정하는 행정분권, 자치입법권을 강화하는 정치분권, 주민 참정기회가 보장되는 주민분권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도출한다.

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 황의식은 우리 농업이 피터팬 증후군에 걸려있다고 진단하면서 소농직불의 농어촌 기본소득으로의 통합과 8년 자경 양도세 감면제도 폐지를 제안했다. 김현권 전 의원은 구조개혁을 ‘비정상의 정상화‘로 이해하고 농업경영체의 사업자 등록, 고령농 경영은퇴 제도 마련을 주장했다. 이명기는 전문농가와 법인이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정확한 정책대상을 정하고, 농정 성과지표에서 경제적 관점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정왕용은 정책 일관성 부족과 지역 특성 고려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영준은 농특위와 관련하여 현장 거버넌스 기능 강화, 범부처 협력 과제의 의제화, 대통령실과 일상적 협력체계 구축 필요를 역설했다. 김규호는 발표자들의 주장에 대해서 한국의 역사와 현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고려한 구체적 액션플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이번 호 기획으로는 새로운 정책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농작업 재해에 대한 세미나 발표와 토론을 실었다.

김햇살은 재해발생 현황을 분석하면서 2023년 농업인 안전보험 가입자 재해율이 6.1%이고, 하루 평균 1명 이상의 농업인 작업 중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사후적 대책인 보험 중심의 정책체계로 예방이 취약하다고 분석한 후, 농업인 안전을 국가 책임으로 규정하고 체계적 예방 교육 시스템 구축, 정확한 통계 관리, 시군 단위 현장 조직 확대, 공익직불제 연계 의무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조성호는 관련법, 제도를 법학적 관점에서 검토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은 농업인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은 농업법인의 77%가 5인 미만이고 고용주의 66%가 65세 이상이어서 현실적인 대응이 어려움을 지적한다. 또한, 농업인안전보건법은 실제 조문이 대부분 보험 내용이고 예방 조항은 2개에 불과함을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신규 법률을 통해서 재해 예방을 국가 의무로 규정하고, 교육 대상 범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며, 현장 중심의 예방 교육,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 시스템을 체계화할 것을 제안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수정은 입법개선 방안으로 농업인 안전보험 제도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사회안전망 통합 등을 제시하였다. 강정현은 국가책임 체계로의 전환과 농기계 면허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한재수는 지방행정기관의 안전 전문인력 확충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가인은 산재보험과 농업인 안전보험 통계 간 괴리를 지적하였다. 유찬희는 통계에 입각한 인과관계 분석, 교육방식 혁신, 정신건강 문제의 고려가 필요함을 말하였다. 이명헌은 농업 산재 사망자 연간 270명은 비상사태 수준이라며, 안전보험 가입 의무화를 제안했다. 김경란은 사망자의 62%가 농기계 사고임을 지적하며 농기계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석환은 정확한 실태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장민기는 계절 근로자 등 단기 고용 인력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가 취약함을 지적하였다.

이번 호 논단에서는 일본의 전후 농정 역사와, 독일의 지방주도 농정제도가 주는 함의를 검토하였다.

정영일은 전후 일본 농정을 1961년 구기본법, 1999년 신기본법을 두 개의 분수령으로 보면서 농지, 식량관리, 그리고 농협제도의 형성과 변화과정을 고찰하고 있다. 1961년 기본법은 농산물 가격지지와 보조금으로 자립안정농가를 육성하고 영농규모를 확대하려 했으나, 정부 주도의 수급·가격통제와 계획경제적 수단에 의존하였다. 이로 인해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된 후에는 정책체계가 기능부전에 빠졌다. 1999년 신기본법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농업문제에 대해 국민적 시각에서 접근하여 소비자를 포함한 국민 전체의 관점에 입각한 정책을 지향하였고, 특히 주업농 중심 구조개혁과 경영정책 전환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식량안보가 강조되는 가운에 이루어진 2024년 신기본법 개정은, 겸업농을 포함한 다양한 경영체를 대상으로 하는 농업단체 지원과 농산물가격인상, 쌀로부터의 전작지원을 중심으로 함으로써 1999년 신기본법의 농지집적·집약화 지향으로부터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검토로부터 그는 한일 양국 농정에 대해서 도출되는 시사점으로. 기본법 농정체계를 대체할 수 있는 중기 농정계획 시스템의 필요성, 공적 농지관리기구의 선매권 제도 도입, 획일적 쌀 가격지지 및 전작보조금 지원체계로부터 주업농 경영안정으로의 전환, 농협의 가격집착과 정치의존 탈피 등을 제시한다.

이명헌은 앞의 서세욱과 비슷한 문제의식 하에 독일에서 연방과 주가 협력하여 추진하는 농업구조개선 정책GAK을 검토한다. 이 제도는 1969년 헌법에 도입되어 50년 이상 작동해 온 것으로 연방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정책 수단이다. 연방과 주 장관으로 구성된 계획위원회가 매년 4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 주는 다양한 세부정책 중 자신의 조건을 반영해 재원배분에 상당한 재량을 행사한다. 한국 농정에는 헌법에 공동임무 명시, 일률적 부담비율로 자율성 확대, 제도화된 협의기구와 다년도 계획, 주정부의 재원배분 재량 보장 등이 시사점으로 제시된다.

이번호 현장에서는 이시내가 전북 진안의 무릉팜 사례를 소개한다. 무릉팜은 귀농인 4명이 개별 경영에서 법인 설립·통합 경영으로 전환하였다. 샐러드 전문 프랜차이즈 샐러디와 독점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진안군 지원으로 시설을 확장했다. 마을 주민 반대를 직접 설득으로 극복했고, 현재 18개 농가가 참여해 작년 40억, 올해 50억 원 매출을 달성했다. 법인이 전 과정을 지원하고 농가는 재배 관리만 담당하는 체계적 운영으로 외부 귀농인 중심에서 마을 전체로 확대된 공동영농 모델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번 호에 실린 글들은 우리 농업이 나아가는 길에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이고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중앙집권적 관성,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 의식과 제도, 보험만 있고 예방은 없는 안전체계, 이 모든 것들은 과거의 유산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기후위기 시대 속에서 지속가능한 농업, 지역공동체의 협력과 연대, 시장과 정부의 합리적 역할분담, 농업인의 생명과 안전은 무겁더라도 붙들고 가야 할 가치들이다. 멀고 험한 길을 갈수록 짐을 잘 꾸려야 한다.


구분(제목/내용)텍스트첨부 (파일명 또는 URL)
제목특집 : 새 정부 농정 의제, 무엇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내용탄소중립시대, 우리나라 에너지와 농업의 과제 / 조영탁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Nsnnpa8ftPCU4ACnJtcQ6v17JX-4KMO8
내용지역농업혁신지구와 농정 전환의 시대적 방향 / 윤석환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ElAHQnNacgAjq6L1gQAzWTCMok595gMf
내용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농정 인프라의 재구축 / 이명헌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VEtsqVS6EyHsKFhWg-V_NnukQzM5Ld4R
내용지방분권을 통한 지방의 책임농정 강화방안 / 서세욱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q0H4QVGgOC84Y5h90S7rq7vECedeBUUF
내용농정연구센터 창립32주년 기념 심포지엄 종합토론 지상중계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SZ0qacnnS_3DlWIFqQx4a1426RWnjjvQ
제목기획 : 농정연구센터&농촌진흥청 공동주최 세미나
내용농작업 재해발생 현황 및 농업인 안전의식 제고 방안 외 / 김햇살, 조성호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bezWMKTR3HMSZyqVeOhyLeZrcK4gug2b
제목논단
내용현대 일본 농정의 전개와 그 시사점 / 정영일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1BfCtFuJcYcv6BrEoABdjSHki6MulTK-
내용독일의 ‘연방/주 공동임무: 농업구조 및 해안보호 개선‘ / 이명헌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EQLanVN9W1Z0nD_r9vil-40aIV0tDl5T
제목현장
내용귀농인의 도전, 마을의 농업이 되기까지 / 이시내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K7LBOQG0hw5IOSILCpp0C1EboAbWF30e
제목전문 보기(흑백)
내용전문 보기(흑백)https://drive.google.com/uc?export=download&id=1oeDrc_61aQJBKoB0xfXss8KQkYbxGO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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