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으로 접어들던 2000년 농림어업 취업자는 227만 명이었다. 25년이 흐르는 동안 그 숫자는 40% 감소하여 138만 명이 되었다. 사람 수가 줄어드는 것과 더불어 농업 담당자는 고령화되어 2000년 농업경영주 138만 명 중 70세 이상인 사람은 20%인 27만 명이었으나 2024년 97만 명 농업경영주 중 50%나 되는 49만 명이 되었다. 기후위기, 자유무역 질서의 붕괴, 스마트-AI 기술의 확산이라는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농업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주체들이 존재할지는 우리 국민 5천만의 밥상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위한 가장 근본적 조건이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불확실성을 뚫고 한 세대 후에도 우리 농업을 담당하게 될 사람은 누구일까?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
이번 호 특집은 농업교육 문제를 다룬다. 특집 1은 ‘농고교육 현장에서 바라본 미래 세대 육성’이라는 제목으로 농정연구센터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공동개최한 세미나의 내용을 담고 있다. 농고 재학생들은 농업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고 진학했으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의 창업에 대한 불안감과 스마트팜 중심의 편중된 정책 지원에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다른 ‘어른’ 참가자들은 교육 현장에서 농업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는 실습 환경 개선과 지역사회 중심의 밀착형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특히 농고 졸업이 곧 농업 입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업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성공한 경영인을 배출하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집 2에서 마상진은 현장기반 농업 고등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의 발전 방안을 검토한다. 한농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스마트 농업 확산이라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마상진은 한농대가 단순한 생산 기술자 양성을 넘어 혁신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농업CEO’ 육성으로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혁신안으로 교육과정을 2~3학점 단위의 ‘학습모듈’로 최소화하여 학생이 자율적으로 조합하는 마이크로디그리(MD)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그린바이오 등 하이테크 분야의 전문성을 배양하기 위한 전문기술석사과정 신설과 농고-대학-산업계를 잇는 농업 교육의 허브로서 ‘국가농식품교육혁신센터’ 설립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한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농업 교육의 거버넌스 개혁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전문가들은 한농대가 농식품부 산하 책임운영기관으로서 겪는 예산 및 조직 운영의 자율성 한계를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농수산 교육 마스터플랜’ 수립이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실습 위주의 교육을 뒷받침할 행정 지원 체계의 전문성 강화와 현장 마이스터와의 실질적인 연대 방안이 논의되었다. 또한 일반 대학의 영농창업과정 이수자가 정책 지원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행학습인정제(RPL) 도입 등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번 호 논단에서는 일본의 지방소멸 대응 사례와 저탄소 축산 정책 및 기술 동향을 살펴 보았다. 논단 1에서 윤석환은 일본 나가노현 시나노마찌의 ‘치유의 숲’ 사례를 통해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의 자원 활용 방안을 분석한다. 지역 산림 자원을 ‘삼림 테라피’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여 대도시 기업 연수와 관계 인구를 유치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계절과 하루 단위로 일자리를 조합하는 ‘멀티 워크Multi-work’ 스타일은 인구 감소 시대 농촌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농촌이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 ‘치유와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논단 2에서 허화원은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의 탄소 중립 정책을 비교하고, 메탄 억제제(3-NOP), 유전적 선발, 가축분뇨의 에너지화(바이오가스) 등 최신 기술의 현주소를 짚어준다. 저자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사양 관리부터 분뇨 처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제안하며, 감축 성과를 가시화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구축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번 호 기획에서는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과 소멸 위기의 농촌 공간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산업의 접점을 모색한다. 조성호와 이시내는 농촌의 넓은 부지와 자연환경은 반려동물 테마파크, 훈련소, 장묘 시설 등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이는 청년 창업과 관계 인구 유입의 통로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 또한 도담쌀, 유제품, 곤충 등 국산 기능성 농산물을 활용한 펫푸드 시장의 가능성을 통해 농업과 펫산업의 동반 성장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는 비어가는 농촌 공간을 새로운 수요와 연결하는 창의적인 농정의 방향성을 시사한다.
이번 호 현장에서 유리나는 제주 성이시돌목장의 역사를 통해 자립과 연대의 가치를 조명한다. 1954년 맥그린치 신부가 돼지 한 마리로 시작한 가축은행과 제주 최초의 신협 운동은 시혜적 복지를 넘어선 지속가능한 지역 재생의 원형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없던 황무지에서 목초지를 일궈낸 이들의 역사는 오늘날 위기의 농촌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자산이 ‘희망’과 ‘연대’임을 일깨워준다. 이는 제도의 변화 못지않게 현장에서의 실천과 이웃 간의 연결이 지역을 바꾸는 근본적인 힘임을 상기시킨다.
기후위기, 농촌인구 소멸이라는 도전에 대응하면서 가치기반 소비, 반려동물 산업 등 농업·농촌에 새롭게 열리는 기회를 살리는 주체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생명과의 교감에 즐거워하고 가족과 주변의 격려 속에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청년들은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너무도 소중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자립과 연대의 경험을 착실히 쌓아 올려 당당한 우리 농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그 중에서도 그들의 공부가 현장과 더욱 밀착될 수 있도록 돌보는 일과 지역사회, 학교, 관련 기업이 그들의 성장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는 틀을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의 기초 중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길이다.
발간일 : 2026년 4월 30일 분량 : 175쪽
[책머리에] 미래 농업 누가 담당할 것인가 / 이명헌 (계간 농정연구 편집위원장,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새 천년으로 접어들던 2000년 농림어업 취업자는 227만 명이었다. 25년이 흐르는 동안 그 숫자는 40% 감소하여 138만 명이 되었다. 사람 수가 줄어드는 것과 더불어 농업 담당자는 고령화되어 2000년 농업경영주 138만 명 중 70세 이상인 사람은 20%인 27만 명이었으나 2024년 97만 명 농업경영주 중 50%나 되는 49만 명이 되었다. 기후위기, 자유무역 질서의 붕괴, 스마트-AI 기술의 확산이라는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농업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주체들이 존재할지는 우리 국민 5천만의 밥상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위한 가장 근본적 조건이다.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불확실성을 뚫고 한 세대 후에도 우리 농업을 담당하게 될 사람은 누구일까?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
이번 호 특집은 농업교육 문제를 다룬다. 특집 1은 ‘농고교육 현장에서 바라본 미래 세대 육성’이라는 제목으로 농정연구센터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공동개최한 세미나의 내용을 담고 있다. 농고 재학생들은 농업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고 진학했으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의 창업에 대한 불안감과 스마트팜 중심의 편중된 정책 지원에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다른 ‘어른’ 참가자들은 교육 현장에서 농업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는 실습 환경 개선과 지역사회 중심의 밀착형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특히 농고 졸업이 곧 농업 입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업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성공한 경영인을 배출하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집 2에서 마상진은 현장기반 농업 고등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한국농수산대학교(한농대)의 발전 방안을 검토한다. 한농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스마트 농업 확산이라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마상진은 한농대가 단순한 생산 기술자 양성을 넘어 혁신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농업CEO’ 육성으로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혁신안으로 교육과정을 2~3학점 단위의 ‘학습모듈’로 최소화하여 학생이 자율적으로 조합하는 마이크로디그리(MD)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그린바이오 등 하이테크 분야의 전문성을 배양하기 위한 전문기술석사과정 신설과 농고-대학-산업계를 잇는 농업 교육의 허브로서 ‘국가농식품교육혁신센터’ 설립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한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농업 교육의 거버넌스 개혁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전문가들은 한농대가 농식품부 산하 책임운영기관으로서 겪는 예산 및 조직 운영의 자율성 한계를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농수산 교육 마스터플랜’ 수립이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특히 실습 위주의 교육을 뒷받침할 행정 지원 체계의 전문성 강화와 현장 마이스터와의 실질적인 연대 방안이 논의되었다. 또한 일반 대학의 영농창업과정 이수자가 정책 지원에서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행학습인정제(RPL) 도입 등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번 호 논단에서는 일본의 지방소멸 대응 사례와 저탄소 축산 정책 및 기술 동향을 살펴 보았다. 논단 1에서 윤석환은 일본 나가노현 시나노마찌의 ‘치유의 숲’ 사례를 통해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의 자원 활용 방안을 분석한다. 지역 산림 자원을 ‘삼림 테라피’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여 대도시 기업 연수와 관계 인구를 유치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계절과 하루 단위로 일자리를 조합하는 ‘멀티 워크Multi-work’ 스타일은 인구 감소 시대 농촌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로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농촌이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 ‘치유와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입증한다.
논단 2에서 허화원은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의 탄소 중립 정책을 비교하고, 메탄 억제제(3-NOP), 유전적 선발, 가축분뇨의 에너지화(바이오가스) 등 최신 기술의 현주소를 짚어준다. 저자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사양 관리부터 분뇨 처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제안하며, 감축 성과를 가시화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구축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번 호 기획에서는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과 소멸 위기의 농촌 공간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려동물 산업의 접점을 모색한다. 조성호와 이시내는 농촌의 넓은 부지와 자연환경은 반려동물 테마파크, 훈련소, 장묘 시설 등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이는 청년 창업과 관계 인구 유입의 통로가 될 수 있음에 주목한다. 또한 도담쌀, 유제품, 곤충 등 국산 기능성 농산물을 활용한 펫푸드 시장의 가능성을 통해 농업과 펫산업의 동반 성장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는 비어가는 농촌 공간을 새로운 수요와 연결하는 창의적인 농정의 방향성을 시사한다.
이번 호 현장에서 유리나는 제주 성이시돌목장의 역사를 통해 자립과 연대의 가치를 조명한다. 1954년 맥그린치 신부가 돼지 한 마리로 시작한 가축은행과 제주 최초의 신협 운동은 시혜적 복지를 넘어선 지속가능한 지역 재생의 원형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없던 황무지에서 목초지를 일궈낸 이들의 역사는 오늘날 위기의 농촌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자산이 ‘희망’과 ‘연대’임을 일깨워준다. 이는 제도의 변화 못지않게 현장에서의 실천과 이웃 간의 연결이 지역을 바꾸는 근본적인 힘임을 상기시킨다.
기후위기, 농촌인구 소멸이라는 도전에 대응하면서 가치기반 소비, 반려동물 산업 등 농업·농촌에 새롭게 열리는 기회를 살리는 주체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 생명과의 교감에 즐거워하고 가족과 주변의 격려 속에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청년들은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너무도 소중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자립과 연대의 경험을 착실히 쌓아 올려 당당한 우리 농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그 중에서도 그들의 공부가 현장과 더욱 밀착될 수 있도록 돌보는 일과 지역사회, 학교, 관련 기업이 그들의 성장을 위해서 서로 협력하는 틀을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의 기초 중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