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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농정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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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호] 한국 농업구조의 위기와 전환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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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일 : 2026년 7월 31일   분량 : 272쪽

[책머리에] 격랑 속에 좌표 읽기 / 이명헌 (계간 농정연구 편집위원장, 인천대 교수)

  다사다난多事多難. 이전에는 연말에 과거형으로 사용했던 단어이지만, 이제는 매일매일 현재진행형으로 경험하는 말이 되었다. 이란 전쟁, 유례를 기억하기 힘든 더위, 롤러코스터와 같은 주식시장은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겪는 격동이다. 충격적 비상계엄이 만들어낸 파동 속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1년여가 지나는 동안 농업분야에서도 기후붕괴라고까지 말하는 자연의 격변과 AI-스마트화라는 기술의 거대한 변화가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다. 이 격랑 속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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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에는 ‘이재명 정부 농정 1년, 진단과 과제’라는 제목의 특별좌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국가 책임 농정 강화와 농업 4법 개정 등 ‘포용 성장’ 측면에서의 성과는 인정하면서도, 인공지능AI 대전환이나 산업으로서의 농업 혁신 등 ‘성장과 혁신’ 축의 준비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특히 생산구조의 근본적 변화나 세대전환을 위한 구체적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식량안보를 자급률과 동치시키면서 공급망 관점을 놓치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또한, 의견 수렴·반영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비체계적 거버넌스와 농-농 갈등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농지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단순한 규제가 아닌 효율적 이용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번 호의 특집은 최근 농정의 중요 현안이자, 동시에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흐름 즉 기술변화와 농촌 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을 위한 모색을 깊이 살펴본다.

  특집 1에서 장민기는 소규모·고령화된 한국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식량작물 분야에서 대규모 조직 경영체제로 전환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그는 개별 농가 단위의 규모화보다는 법인화된 공동영농 조직이 농기계 고도화와 융합 비즈니스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일본, 프랑스, 독일의 사례를 통해 대규모 경영체가 지역 농업의 주도적 주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한국 농업이 직면한 비공식적 농지 이용 문제와 농업법인의 신뢰 체계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대규모 경영체로의 전환이 가진 경제적 실효성과 제도적 한계를 논의했다. 농지가 영세하게 분산된 한국 상황에서 단순 합산된 면적만 늘리는 것은 임차료 상승과 규모의 비경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현재의 조세 및 농지 제도가 법인화된 공동영농보다는 개별 전업농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어, 법인 참여를 유도할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또한, 법인 경영의 투명성과 신뢰 체계가 미흡하여 지주와 경영체 간의 갈등이 발생한다는 점, 정부의 정책 시그널(전략작물직불제 등)이 너무 자주 바뀌어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점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되었다.

  특집2에서 서세욱은 농촌 소멸 위기 대응책으로 도입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경제·사회적 배경과 주요 쟁점을 분석한다. 그는 기본소득이 도시와 농촌 간의 소득 격차를 완화하고 영세 고령 농가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 특히 지자체의 낮은 재정자립도와 중앙정부의 분담 비율 문제, 기존 복지 제도와의 중복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시범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향후 본사업 추진 시 범부처 차원의 협력체계 구축과 점진적인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이 사업이 주민들에게 현금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 간 신뢰가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정성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기본소득’이라는 명칭이 주는 개념적 논란과 더불어, 단순히 인구 증가율과 같은 단기적·정량적 지표만으로 성과를 판단할 경우 정책의 본질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더 근본적으로 농촌을 군 단위·면 단위라는 좁은 프레임 안에서만 보는 접근의 문제점과, 지역소멸 대응이 실제로는 도시 문제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번 호 논단에서 윤석환은 일본 농업소득세의 전개와 청색신고제도의 경험을 소개하고 그 시사점을 논한다. 일본의 청색신고는 농민에게 세액 공제와 손실 이월 등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자발적인 기장을 유도하고, 이는 다시 농업 정책의 정확한 기초 데이터가 되어 수입보험 등 정밀한 정책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 저자는 한국도 농업을 보호 대상에서 산업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제도적 투명성을 높이고 기록에 기반한 합리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농업소득에 대한 신고제 도입을 단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이번 호 기획에서는 황수철이 ‘기계의 주술과 앓는 대지’라는 제목으로 인류세 시대의 기술과 인간, 그리고 대지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성찰한다. 그는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술이 농업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는 있지만, 흙의 생명력과 농민의 감각적 지혜를 ‘노이즈’로 치부하며 기계의 질서에 종속시키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술이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대지가 서로 응답하고 공명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생산’을 넘어 흙과 생태계를 다시 살려내는 ‘재생산’을 농정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농민에게, 농정의 척도를 재생산에, 미래를 선택할 가능성을 다양한 농업에 돌려주는 ‘대지를 위한 정치’를 역설하며 기계를 흙의 발아래 두는 상상력을 호소한다.

  격랑에 시달릴 때, 일단 난파되지 않아야 목숨을 보전한다. 그러나 우리 배가 어디 있는지를 모르고 어느 항구를 목적지로 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린다면 난파선은 되지 않더라도 유령선이 되고 만다. 이번 호에 실린 말과 글들은 농업과 농정의 현재 좌표를 확인하고, 문명사적 전환기에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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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26 특별좌담회(비워둠)
내용이재명 정부 농정 1년, 진단과 과제농정연구97호_특별좌담.pdf
내용

제목특집: 한국 농업구조의 위기와 전환(비워둠)
내용식량작물의 대규모 농업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과제 / 장민기농정연구97호_특집1.pdf
내용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어떻게 볼 것인가?/서세욱농정연구97호_특집2.pdf
제목논단
내용일본 농업소득세의 전개와 청색신고제도 - 경험과 시사점 / 윤석환농정연구97호_논단.pdf
제목기획
내용기계의 주술과 앓는 대지-인류세 시대, 농업이라는 문명을 다시 묻다/ 황수철농정연구97호_기획.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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